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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02 15:55 조회1,1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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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의 한 교차로에서 찍힌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7중 추돌사고를 낸 SUV 차량의 추돌 직전 모습인데요. 영상 속 차량은 주변 차량과 비교했을 때 너무나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결국 7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사고로 이어졌습니다.파워볼

음주 운전이 의심됐던 상황, 하지만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고 직전, 운전자가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일하는 직원 4명이 대마를 피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우리 주변 깊숙이 마약류가 들어온 겁니다.

■부쩍 늘어난 마약사범

그런데 여기서 문득 궁금해집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마약의 '마'자도 모르고 살아가는데, 대체 이런 마약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느냐는 거죠. 우리도 모르는 사이 'SNS'와 '다크웹'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너무나도 쉽게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

실제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 건수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5년 7,302명에서 2017년 8,887명으로 늘더니 지난해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벌써 7,800여 명 정도입니다.

■검색만 해봐도 '수두룩'…이대로 괜찮은 걸까?

마약 유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온라인, 실제 그런지 취재진이 SNS를 통해 각종 마약류를 차례로 검색해봤습니다. 너무나도 쉽게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마초와 같은 마약 이름은 물론,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들을 검색해봐도 마약을 판매하다는 내용의 광고성 게시물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졌습니다. 이런 광고, 이대로 놔둬도 정말 괜찮은 걸까요?



그간 식약처가 적발한 인터넷 마약 판매 광고 건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15년 1,094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거의 1만 건에 육박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년 7개월의 기간을 합쳐 약 1만 7천 건의 적발이 이뤄진 겁니다.

이런 광고를 막으려면 실시간 모니터링에서 더 나아가 아예 '대마초' 같은 특정 키워드나 특정 계정을 사전에 차단하면 되는 것 아니냐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마약'이란 키워드가 들어간 계정을 다 차단하려다가 '마약 퇴치 운동' 같은 공익적 성격의 계정까지도 차단될 수 있다는 거죠.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정부로서는 선제적으로 이를 막았다가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어 신고가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미리 막는 것은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온라인상의 마약 광고나 사이트, 계정을 빠르게 찾아내고 이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하면 방심위가 심사 기간을 단축해 사후 조치를 이어가는 제도가 가장 현실적인 대처 방법입니다.

■실시간 전담 모니터링 인력은? "단 1명뿐"

그렇다면 온라인에 넘치는 마약 광고를 모니터링하는 정부당국의 인력은 얼마나 될까요?

식약처는 이런 광고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지난 2018년 2월 '사이버조사단'을 발족시켰습니다. 하지만 마약 전담 모니터링 직원은 단 1명에 불과합니다. 식약처 주무관과 팀장급 직원까지 총 3명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지만, 모니터링 자체는 계약직 실무관 1명이 전담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혹시 놓치고 있는 마약 광고는 없는지, 또 그 광고로 인해 또 다른 수요와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마약류를 구매했다 적발된 사례를 살펴보면, 가정주부와 학생, 직장인처럼 상습 투약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마약 광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건데, 강 의원은 "식약처에서 이를 모니터링하고 광고 판매 하는 부분에 대해 단속해야 한다. 10여 명 정도의 모니터링 요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식약처 역시 인력 증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온라인을 선제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인원 보강이 되면 볼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온라인 모니터링 요원뿐 아니라 실제 현장과 연계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장 조사 인력에 대한 충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만 반짝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마약으로 겪는 병폐가 큰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김민혁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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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결제 편의 위해 카카오페이 결제 도입···수수료까지 낮아져
MS의 X박스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방식 통해 콘솔 기기의 한계 넘어서
콘솔 시장 불모지서, 고객 접점 높여 시장 확대 하려는 전략

소니가 오는 11월12일 한국에 출시하는 차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PS5)’ 및 디지털 에디션. /SIE

[서울경제] 콘솔게임 시장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콘솔 게임 업체들이 앞다퉈 고객과의 접점을 높이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콘솔 게임시장은 주로 특정 연령대나 매니아층 위주였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언택트(비대면)에 가장 적합한 콘솔 게임의 특성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 콘솔 게임 업체들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소니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콘솔 게임 양대 산맥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와 X박스의 마이크로스프트(MS)사는 신형 콘솔 판매를 앞두고 한국 고객의 편의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소니는 지난 달 10일부터 플레이스테이션4(PS4)에서 게임 등 콘텐츠를 구매할 때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PS4 이용자는 게임이나 추가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PS 플러스(Plus) 멤버십 가입 및 자동 갱신 등을 이용할 때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모든 결제 내역은 카카오페이앱 또는 카카오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결제 수단에 카카오페이가 추가되면서 이전 해외결제를 지원하는 카드만 사용이 가능했던 불편함이 사라진 것이다. 해외 결제 카드로 직접 결제 할 수 없을 경우에는 PS 스토어에서 기프트 카드를 구매해 포인트를 충전한 뒤 다시 게임 컨텐츠나 온라인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로 직접 결제를 하게 되면서 기존에 발생했던 환전 수수료가 사라져 고객들의 부담도 줄어 들었다. 당초 카드 결제 시에는 엔화 환전 수수료가 발생해 명시된 콘텐츠 가격 보다 비싸게 구매를 했었다.

이번 결제 수단 다양화는 콘텐츠 구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소니측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는 “기존에 지원하던 결제 수단인 지갑 충전, 카드 결제, 휴대전화 결제, 바우처 코드 등에 이어 카카오페이가 추가돼 이용 경험을 개선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더 편하게 PS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모바일과 태블릿PC에서도 엑스박스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구독 서비스인 ‘게임패스’를 핵심 사업으로 밀고 있고 있는 MS는 최근 ‘포르자 호라이즌4’, ‘검은사막’ 등 엑스박스(Xbox) 대작 게임 100여 종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는 SKT-MS XBOX ‘5GX 클라우드 게임’을 출시했다.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을 더 선호하는 한국 게임 시장에 MS는 콘솔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어 클라우드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제 콘솔이나 게임용PC가 없어도 고사양의 게임을 집이나 카페 또는 회사내 휴게시간 등에 플레이할 수 있게됐다.

실제로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은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용고객들은 ‘원스토어’와 삼성 ‘갤럭시스토어’에서 ‘엑스박스 게임패스(Xbox Game Pass)’ 앱을 다운로드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된다.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오른쪽)과 유명 게임 유튜버 G식백과가 지난 달 16일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5GX 클라우드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5GX 클라우드게임은 콘솔게임기인 ‘엑스박스’의 게임 100여종을 월 1만6,700원만 내면 모바일로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은 콘솔게임인 엑스박스에서 검증된 대작 흥행 게임부터 인디게임까지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세계 미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총 22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됐다. 아시아에선 한국이 유일하다. 또 올해 연말에는 FIFA 등 유명 스포츠 게임이 포함된 EA Play 게임들도 이용할 수 있어 게임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파워사다리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게임 총괄 부사장은 지난 8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MS의 궁극적인 목표는 게이머들이 ‘원하는 게임’을 ‘원하는 이들’과 ‘장소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국 등 주요 22개국에서 xCloud를 정식 출시해 10억대 이상의 기기에서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11월10일 한국에 출시하는 차세대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Xbox) 시리즈 X(왼쪽)’, ‘엑스박스 시리즈 S’. /마이크로소프트

콘솔 게임 양대 산맥인 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 것은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콘솔이 강한 시장은 아니었다. 지난해 발표된 게임 백서에 따르면 플랫폼으로 나눈 국내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한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콘솔 비중이 25% 정도로 추산되는 것에 비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게임 산업계에 기회를 가져왔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콘솔 게임 업체들에게도 한국 시장에서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앞으로 콘솔 업체들의 고객 접점 찾기 시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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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추석②] 추석과 무관한 삶 보냈던 독립운동가

[정만진 기자]

기원이 불분명한 설날과 달리 추석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유리왕조 9년(서기 32)에 남아 있다. 당시 신라 6부 여성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7월 16일부터 한 달 동안 베짜기를 겨룬 후 8월 15일 진 쪽이 마련한 술과 음식을 즐기면서 놀았는데, 그것을 '가위'嘉俳라 불렀다.

이후 추석은 세시풍속 중에서도 중요 명절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1941년 태평양전쟁 이래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지된다. '국민'학교 명칭 도입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 전시 총동원 체제를 적용한 일제는 1943년 명절에 새 옷을 입지 못하게 하고, 기제사·설·추석 상에 떡을 올리는 것도 금지했다. 군량미 비축을 위한 조치였다.

보잘것없는 추석을 보내야 했던 일제강점기


▲ 1920년대 일본으로 쌀을 반출하기 위해 창고에 쌓아놓은 쌀가마.(세관청사 전시실에서)
ⓒ 조종안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경술국치 후 일제의 혹독한 수탈 탓에 궁핍한 추석을 보내왔다. 추석 다음날인 1923년 9월 26일 치 <동아일보>는 "추석은 풍성해야 할 명절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 풍성풍성해야 할 추석이 이렇게도 쓸쓸한가. 추석뿐 아니오 모든 민중적 명절이 다 쓸쓸하게 되고 말았다"면서 "인민이 빈궁하여 진 까닭이오, (중략) 여러 가지 슬픈 타격으로 원기가 저상한 까닭"이라고 탄식하는 사설을 실었다.

1925년에 발표된 박화성의 단편소설 <추석 전야>는 그 정경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방직공장 노동자 영신은 추석을 앞두고 딸 수업료, 빌려쓰는 땅값 등을 생각하며 정신이 아득하다. 그런데 땅주인은 그녀의 공장 품삯 5원 중 50전만 남겨놓고 빼앗아 가버린다. 영신이 남은 5전을 마당에 던져버리고, 온 식구가 함께 통곡한다. 그때 동전이 추석 달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난다.

통계적 수치는 조선총독부 <조선 미곡 요람>이 보여준다. 1912년 우리나라 사람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0.772석으로 일본인 1.068석의 72.3%에 불과했다. 식민 지배가 길어지면서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1930년 우리나라 사람의 연간 쌀 소비량 0.451석은 일본인 1.077석의 41.9%에 지나지 않았다. 비율이 72.3%에서 41.9%로 엄청나게 줄었으니 식량 착취가 얼마나 혹독해졌는지 가늠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의 섭취량 자체도 41.6% 격감했다. 1912년 0.772석이 1930년 0.451석으로 줄어들었다. 그에 비해 일본인은 1912년 1.068석에서 1930년 1.077석으로 미미하지만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쌀의 25.2%(1912년)에서 40.2%(1930년)를 일본으로 가져갔으니 그런 결과는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할 때부터 의도한 바였다.

우리나라 사람들 1인당 쌀 섭취량, 일본인의 42%


▲ 조선총독부 청사 전경 1926년 경복궁 내에 준공된 조선총독부 신청사의 모습이다. (본 저작물은 "서울역사박물관"이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것을 이용했으며, 해당 저작물은 museum.seoul.go.kr에서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 서울역사박물관


일제는 1912년 토지조사령을 발동해 우리나라 국토의 40%를 동양척식주식회사 또는 일본인 개인 소유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소작인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살길을 찾아 간도로 이주했다. 압록강 너머 서간도와 두만강 너머 동간도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1910년 무렵 10만 명 정도였다. 그것이 1918년 무려 60만 명으로 늘었다.

현진건의 1926년 간행 첫 소설집 <조선의 얼골>에 실려 있는 단편 <고향>은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대구 인근의 관공서 토지에 농작물을 심어 생계를 유지해온 주인공 가족은 그 땅이 동양척식회사 소유로 바뀌면서 서간도로 밀려난다. 그곳에서 빈주먹으로 농사에 매달리지만 아버지는 병으로, 어머니는 영양부족과 과중한 노동 후유증으로 죽는다. 그는 신의주와 만주는 물론 일본 탄광까지 돌아다니며 품을 팔지만 끝내 무일푼으로 귀향한다.

그런데 10년 만에 찾아온 그의 고향은 "집도 없고, 사람도 없고, 개 한 마리도 얼씬을 않는" 황폐한 곳으로 변해 있다. 소설 끝부분에 그는 "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로 가고요/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공동묘지 가고요/ 인물 좋은 계집은 유곽으로 가고요"라는 한탄을 아리랑 가락에 담아 읊조린다.

1910년대를 대표하는 독립운동단체 대한광복회 지휘장 우재룡의 생애를 담은 <백산 실기>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우재룡은 고종의 밀명을 받아 결성된 경북 동부 지역 의병부대 산남의진의 팔공산 일대 책임자로 활동하다가 체포된다. 그가 종신유형(무기징역)을 살다가 1910년 일제의 '합방 특사'로 풀려나 집에 와보니 부친도, 부인도, 자식도 모두 굶주림과 병으로 죽고 없었다.

독립지사들의 추석

이런 상황이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대로 된 추석을 즐길 수 있을 리 없었다. 특히 직접 구한말 의병 활동과 경술국치 이후 독립운동을 펼치고 있던 지사들은 더욱 그랬다. 그들은 추석을 잊고 살았다. 1904년 9월 24일 추석 당일, 홍천 의병대장 홍일청은 횡성·여주·지평 등지에서 모인 창의병들과 함께 홍천 남면 신주막에 모여 위국성충(爲國誠忠)과 위민보안(爲民保安)의 도를 다하자는 결의를 다짐한 후 각지에 거병 촉구 격문을 발송했다.

1923년 9월 25일 추석날 신숙경·이명순 외 6명은 광진 부인회를 조직했다. 이들은 광진여자강습소를 열어 학령을 놓친 가정부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행했다. 광진 부인회는 1925년 2월 반도청년회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1924년 9월 13일 추석날 일본 도쿄의 한인들이 모여 1년 전 9월 동경 대지진 때 일본인들에게 학살된 6000여 동포를 추념하는 '진재시 참살 동포 추도회'(震災時慘殺同胞追悼會)를 거행했다. 그런가 하면 1921년 9월 16일 추석날 상해에서는 임시의정원이 회의를 열었다. 요즘 국회의원들에게 추석날 본회의를 여니 참석하라고 하면 몇 명이나 올까?

일제와 싸우고, 항일단체 만들고


▲ 신돌석 기념관 안에 있는 초상화.
ⓒ 홍윤호

1907년 9월 21일은 추석 전날이었는데, 영천 지역 산남의진과 영해 지역 신돌석 의병이 연합해 청송읍을 공격했다. 역시 추석 바로 전날인 1921년 9월 17일 태극단 의용대가 함경남도 신흥군 신령에서 일경 3명을 사살했다. 1907년 9월 23일은 추석 다음날이었는데 전라도 기삼연 의병부대가 고창 문수암으로 진군하면서 일본군과 교전했다. 추석 바로 앞날과 뒷날 이렇게 일본군을 선제 공격했으니 이 역시 독립지사들이 추석과 관계없이 살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독립운동가들의 삶이 추석과 무관했다는 사실은 무수한 지사들이 추석날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다. 조선총독부는 추석 사흘 전인 1912년 9월 28일 신민회 사건 1심 공판을 열고 105명에 유죄를 선고했다. 총독부는 유관순에게 혹독한 고문을 계속해 추석 이틀 뒤인 1920년 9월 28일 숨지게 했다. 박열과 박희광 같은 지사들은 감옥에서 각각 22번과 18번의 추석을 보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민족의식을 말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명절을 무시한 조선총독부는 추석 당일 재판을 열어 독립지사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일제는 일본 헌병과 경찰을 타살한 조진탁 지사에게 1921년 9월 16일 추석날 사형을 선고했다. 1929년 9월 17일 추석날에는 윤하진 지사에게, 1930년 10월 6일 추석날에는 광주학생운동 장매성 지사 등 7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일제는 추석 당일에도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일제에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추석날인 1928년 9월 26일 대구고보(현 경북고) 학생 200여 명은 조선사 교육과 언론자유 등 요구하며 동맹휴학에 돌입했다. 역시 추석날인 1933년 10월 4일 중앙고보 한동정 등 학생들은 중앙반제동맹(中央反帝同盟)을 조직한 뒤 항일맹휴(抗日盟休)를 단행했다.

노동자들도 일제에 항의해 추석날 파업을 실시했다. 추석 당일인 1920년 9월 26일 5000여 명의 부산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21년 9월 16일 추석에도 부산의 석탄 운반 인부 1000여 명이 동맹파업을 단행했다. 일제 강점기의 파업은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대립 이상 가는 의미를 지닌 행동으로, 일제와 친일파에 대한 강력한 저항을 뜻한다.


▲ 나철 선생이 딸에게 남긴 유서(전남 보성 발교읍 '나철 선생 기념관' 게시 사진)
ⓒ 나철기념관


1916년 9월 12일 추석에는 대종교 교주 나철이 구월산 삼성사에서 일제의 폭정을 통탄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주검은 본인의 유언에 따라 민족 성지 백두산으로 가는 길목에 묻혔다. 나철의 "민족애와 애국심은 광복이 되는 1945년까지도 계속 이어져, 수많은 후진들이 항일독립운동에 몸을 바쳐 싸우는 원동력이 됐다."(국가보훈처 2012년 5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물론 나철만이 아니라 명절도 없이 일제에 맞서 싸운 독립지사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모두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사표이다. 그런 까닭에 필자는 특히 추석과 같은 명절을 맞을 때면 우리나라가 '모든 구성원이 한결같이 독립지사들을 기리는 대한민국'이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한다.

* 이 기사는 국가보훈처 누리집, 여주시청 누리집,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저 <대구의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2019)를 참조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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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끼 추석 채식]
⓷매운 채소 장조림
음식이 풍성한 추석이지만 하루 한 끼 정도는 채식으로 지구도 덜 덥게, 몸도 가볍게 해보면 어떨까요. 추석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들로 가벼운 채식 한 끼를 제안합니다. 조리 방법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연휴 동안 하루 한 끼 채소 요리를 즐겨보세요. 세 번째 요리는 매콤한 양념에 졸인 채소 요리입니다.

매운 간장 떡볶이나 갈비찜을 연상시키는 양념에 채소를 졸여 별미로 즐길 수 있는 아삭한 채소 조림. 밥 반찬으로도 제격이다.

떡볶이 대신 채소 조림
느끼한 명절 요리가 물리기 시작할 때, 떡볶이나 매운 갈비찜 등 매콤한 요리가 당긴다. 그렇지 않아도 높은 칼로리가 걱정되는 추석, 가볍게 속을 달랠 수 있는 매콤한 채소 요리를 소개한다. 고구마와 연근, 우엉 등 영양은 풍부하지만 칼로리는 가벼운 뿌리채소를 매운 양념에 졸이면 끝. 핵심은 조림장에 넣는 마른고추다. 된장과 간장으로 맛을 내는 양념에 말린 베트남 고추를 더해 혀끝에 알싸한 맛이 감돌 정도의 매콤함을 더했다.

[레시피] 매운 채소 장조림(3~4인분)
밤고구마 5개, 연근 한 줌, 우엉 1줄기, 올리브 오일 약간, 된장 양념(미소 된장 1큰술, 맛 간장 3큰술, 맛술 5큰술, 흑설탕 1큰술, 물 2큰술, 베트남 고추 10~15개)

①된장 양념 재료를 분량대로 섞어 만들어 둔다.

1
②고구마와 우엉은 깨끗이 씻어 껍질째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2
③연근은 껍질을 벗겨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3
④중간불로 달궈진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는 고구마를 먼저 넣어 볶는다.

4
⑤고구마가 어느 정도 익으면 우엉과 연근을 넣어 함께 볶는다.

5
⑥재료들이 반 이상 익으면 만들어둔 백된장 양념을 부어 뚜껑을 덮고 7분 정도 익힌다. 수시로 뚜껑을 열어 양념이 마르지 않도록 저어준다.

6

⑦양념이 어느 정도 졸아들면 약한 불로 낮춰 2분 정도 더 익힌 뒤 접시에 담아낸다.

7

“뿌리채소 조림을 만들 때 채소를 지나치게 푹 익히지 않는 것이 좋다. 고구마가 물러질 정도로 익히기보다 아삭한 식감이 남아있는 정도로 익히면 색다른 채소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연근과 우엉도 아삭한 정도로만 익힌다.”(베이스 이즈 나이스 장진아 대표)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영상=여운하 푸드 디렉터=장진아
베이스 이즈 나이스(base is nice) 장진아 대표

허 베지터블스
뉴욕에서 10년간 식공간을 기획하며 F&B 브랜드 디렉터 겸 푸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 골목길에서 식공간 ‘베이스 이즈 나이스’를 열고 채소 기반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책 『Her vegetables(허 베지터블스)』를 지었다. 맛있고 간결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요리 레시피를 에세이와 함께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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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정치 비평 자제한 유시민
김정은 ‘계몽군주‘ 한마디에 정치권 들썩
이낙연·이재명 위기 몰리면 유시민 등판 가능성↑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발 ‘계몽군주’ 한마디가 한 주간 정치권을 강타했다. 유 이사장이 4·15 총선을 끝으로 잠시 정치평론계를 떠났지만 언제든 위기감이 감돌면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증명된 셈이다. 이를 넘어 내년 보궐선거 이후 여권 전반이 직격탄을 맞으면 대선 후보로 소환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방송인 김어준씨의 인터넷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나와 자신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보다”라며 “식자우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2500년 전이었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말하는 게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보다”라며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 프리드리히 빌헬름 등 다 독재자다. 일반적인 전제군주들이 안했던 일은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독재자다. 북한 체제 전체가 3대째 세습을 하고 있는 왕조국가니까. 이 사람은 생물학적 운명 때문에 자기 뜻이 어디에 있건 상관없이 전제군주가 된 사람”이라며 “과거에 계몽군주라는 사람들이 왜 그런 일을 했냐 하면 계몽사상가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이다. 계속 과거처럼 할래니까 사람들이 더 이상 참아주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러니까 자기가 통치하는 제국을 조금 더 오래 잘 해먹으려고 그런 개혁 조치들을 했던 건데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김어준씨는 이에 “유시민이 다시 등장해서 또 이 지형에 영향을 줄까봐 사전에 어떻게든 ‘아 저 사람 말 들으면 안 돼, 알릴레오 보면 안 돼, 중도 넘어가면 안 돼’ 이거 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 등 유시민 비판 쏟아져

실제로 야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유 이사장에 대한 비판이 일제히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김정은(위원장)의 통지문을 칭송하기 위해 애꿎은 계몽군주를 소환하는 ‘깨시민’”이라며 “북한의 만행에 눈감는다고 비판하자 무지한 군중에 의해 고발당하는 소크라테스로 자신을 고급비유하는 ‘무시민(의식 없는 시민)’”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설마 싸구려 입에서 고급스러운 비유가 나오겠나. 어느 나라 계몽군주가 고모부를 처형하고, 이복형을 암살하고, 코로나 방역에 소총을 사용하나”라며 “살해 당한 사람 장례식장에서 범인이 ‘계몽 범인’이라 하는 격이다. 증거인멸을 증거보전이라 하던 개그 감각으로 이젠 블랙유머에 도전하시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화군 수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유시민 이사장은 ‘김정은 계몽군주’설을 옹호하면서 자기가 공부를 너무 많이 한 죄라며 동료 시민들의 무식과 무지를 개탄한다”며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모든 아테네 시민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우리는 장안의 지가를 올린 자칭 지식인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한 예인(藝人)이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비판했다.

◆알릴레오 시즌3로 돌아오는 유시민

유 이사장은 총선 이후 ‘스피커’ 역할에서는 물러났지만 책 비평 컨셉인 ‘알릴레오 시즌3’로 돌아온 만큼 여권 지지자들에서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도서 비평이 주를 이루지만 방식에 따라 정치인이 나올 수도 있고, 정치 관련 서적을 소개하면서 정국에 대한 해설도 곁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유 이사장이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내년이 되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저렇게 정치를 한사코 안한다고 주장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쌍두 마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기에 굳이 유 이사장까지 나설 필요는 없지만 만에 하나 둘 모두 본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상황으로 전개되면 유 이사장이 ‘히든 카드’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파워볼엔트리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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